안녕하세요 두산인문극장 전시 <눈은 멀고> 게시물로 돌아온 김민서입니다!
여러분들은 '나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먹기에는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나이 한 살이라도 더 먹고 싶어서 떡국을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책임져야할 것들이 많아지고 이게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나이'라는 단어가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인간의 노화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전시를 꾸민 <눈은 멀고>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전시 현장으로 고고~
눈은 멀고
관람시간: 화수목금토 11:00~19:00 / 일, 월 휴관
장소: 두산갤러리,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 무료관람
두산인문극장 기획전 《눈은 멀고》는 생명으로 태어났기에 필연적으로 맞이해야만 하는 보편적인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전시이다. 노화로 인해 신체의 모든 기관이 점진적으로 기능을 잃어가는 상황과 주어진 일상 속에서 아득히 먼 감각으로 존재하는 죽음에 대한 은유를 제목에 담았다. 구나, 장서영, 전명은의 작품을 통해 매 순간 초침을 따라 우리를 통과하고 있을 시간을 감각해 보기를 제안한다.
나이를 먹는 일에 대해 자주, 자유롭게 말하는 것은 생애 주기의 중간 너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오랜만에 마주친 지인의 얼굴에서, 어린아이의 급격한 성장을 보았을 때, 언제나처럼 펼쳐본 책의 흐릿한 페이지를 인지할 때 나이는 불현듯 아주 분명한 것으로 다가온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몸의 변화는 단순히 미적인 부분으로만 침투하지 않으며 신체 곳곳에서 퇴화와 불편함으로, 일상과 생명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질병으로 드러나게 된다. 인간의 많은 일을 기계와 인공지능이 대체하며 노화의 좋은 점을 거의 찾지 못하게 된 오늘날, 구체적으로 다가올 언젠가의 시기를 우리는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 할까.
시간은 불가항력적으로 흐르며 몸을 가진 모든 것은 낡아간다는 점을 전제로 둔다면, 다가오는 현재를 갱신하며 살아가는 현실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 듦을 또 다른 시간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일에 대해 인류학자인 마르크 오제(Marc Augé)의 말은 유효한 부분을 지니고 있다. 그는 『나이 없는 시간(Une ethnologie de soi)』(2019)에서 시간과 나이를 비교하며 ‘나이’는 지나간 나날을 설명하는 방식이며 시간을 단일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이해하는 일종의 제약이지만, ‘시간’은 자유이자 상상력의 원료가 된다고 말한다.* 초년-중년-노년의 선형적인 전개에서 벗어나 시간의 속성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적응하려는 태도가 나이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적 사고방식은 역설적으로 나이를 강하게 인식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시간의 방향이 반드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오제의 논리는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그리고 전시에서의 시간은 제약과 자유를 시작점과 끝점에 두고 그 사이를 바라보고자 한다.
구나의 조각은 표면의 무수한 흔적과 색이 처음과 달리 변한 상태, 휘거나 갈라진 부위를 드러냄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물리적인 온몸으로 맞이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견고해 보이는 외형에는 개입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무쌍한 표면은 세월을 담아내는 사람의 무른 피부를 떠오르게 한다. 전진하거나 순환하는 시간의 본질을 신체 기능의 상실이나 형태, 특정한 인물이 놓인 상황과 연결시키는 장서영의 영상은, 단단한 벽 대신 얇고 주름진 막을 스크린이자 칸막이 삼으며 제한된 공간에서 희미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시간과 멀어져가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명은은 함께 살고 시간을 보내며, 자주 닿고 서로 의지하는 사람과 사람, 크고 작은 동물과 사람, 식물과 물건에 이르기까지 삶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생명이 주고받는 관계를 사진으로 담아낸다. 이때 그의 사진은 순간과 영원을 동시에 꿈꾸도록 돕는 연료가 된다.
각각의 작품은 서로 다른 매체로 나이가 적지 않은 형상이나 기능이 온전치 못한 상태, 주름 지거나 구겨진 모습 등을 구현하며 벗어날 수 없는 쇠락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의연하게 자리하는 조각의 몸체들과 여전히 생생하게 숨을 나누며 살아있는 사진 속 생명들, 좁아져 가는 세계를 가진 이가 무한의 바깥으로 나아가는 장면들은 공통적으로 삶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 제약을 받아들이고 상상을 망설이지 않는 이러한 태도는 우리에게 시간을 주어진 한계가 아닌 공평한 흐름이자 가능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눈은 멀고》를 통해 우리가 닿게 될 각자의 종점을 당겨보는 기회가 되기를, 자연스러운 눈으로 그곳까지의 여정을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 마르크 오제 지음, 정현목 옮김, 『나이 없는 시간: 나이 듦과 자기의 민족지』, 플레이타임, 2019
전명은, 미스티 (모모), 2023
전명은, 미스티 (핑크#2), 2023
전명은, 미스티 (피움), 2023
전명은, 미스티 (핑크#1), 2023
먼저 전명은 작가님 작품들 중에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가져왔는데요!
위의 소개와 같이 사람과 동물의 교감과 관련된 사진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특히 새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저는 동물들과 함께 하는 사진들을 보고 뭔가 먹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물들도 하나의 생명이고 결국 언젠가 우리의 옆을 떠나죠🐕
하지만 옆에 있을 때만큼은 누구보다 내 편이 되어줍니다:)
저는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없지만 주변 사람들의 말과 뉴스에서 보면 옆에 있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옆에 남아있는 동물의 존재가 굉장히 힘이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누군가에게 이런 동물과 같은 존재가 되고싶습니다🙊
구나, 마이블랙브라운의 강줄기수심, 2023
구나, 등허리물결 오버 아이보리힐스, 2023
다음은 구나 작가님 작품들 중에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가져왔습니다!
구나 작가님은 조각을 통해서 미를 표현했는데요💜
위에 소개처럼 무른 피부를 표현하듯 표면이 까칠까칠하죠~
뭔가 투박한 것 같지만 그 자체가 굉장히 예술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되어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가서 한 번씩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위에 있는 작품 <마이블랙브라운의 강줄기수심>은 과일씨와 건조된 과일, 건조된 채소 등 독특한 재료로 만들어졌답니다🍎
마지막으로 장서영 작가님 작품 2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이 작품은 처음 보면 호러의 한 장면 같은데요!
손이 꼭 살려달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닌 투명한 벽에 손이 막 움직이면서 뭔가를 쓰러내리고 닦는 것 같은데요🤚
손의 움직임이 참 아름답고 4분정도 되는 짧은 시간의 영상 예술이라서 부담감도 없습니다:)
실제로 봐야 더 아름다워요~
다음 작품은 제가 이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베일>입니다🤍
10분정도되는 영상작품인데 보는데 지루하지 않고 그 안에서 서사가 있듯 몰입이 잘 되는데요!
사람이 죽을 때 그 곁을 감싸는 하얗고 투명한 베일, 그리고 그 곁을 돌아다니는 마치 혼과 같은 사람의 실루엣...
스크린으로 노년의 공간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점점 시야가 흩어진다는걸 이런 식으로 표현하다니 예술 종사자로서 너무 감탄을 했습니다👏
또 영상 중간중간에 "시야가 좁아지다가 안 보이기 시작한다" 등 노화에 대한 과정이 자막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서사같다고 위에 말한 이유가 자막에서 이 사람은 언제부터 죽음을 결심했고 "절망적인 내용이 가득했던 유서를 쓰고 죽었다고해도 놀랍지않다" 등 마치 지루할 수 있는 영상에 자막을 넣어서 질을 높여고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https://www.doosanartcenter.com/ko
홈
연극 2023.05.02 ~ 2023.05.20 Space111 예매하기
www.doosanartcenter.com
이상 두산인문극장 전시 <눈은 멀고>현장 스케치였습니다👀
작가님들 모두 자신의 시선대로 '나이 듦'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 같아요!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서 뭔가 나이를 먹는다는게 무조건 부정적인 것이 아닌 성장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예약도 필요없는 무료 전시니까 꼭 방문하셔서 좋은 작품 감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저는 다음에 더 재밌는 게시물로 돌아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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